길가를 걷다 모퉁이를 도는 순간 예상치 못한 꽃 향기를 맡는 기쁨. 계절이 주는 새로움과 설렘. 이 순수한 기쁨을 가장 잘 알려주는 것 중 하나가 꽃의 향기가 아닐까 합니다. 정원 안을 함께 거닐며 꽃 이야기를 전해 듣는 다정한 속삭임 같은 책, 〈향기로운 꽃 안내서〉입니다.

수채화와 연필을 이용한 그림으로 활동하고 있는 일러스트레이터 핫토리 아사미의 꽃 이야기는, 어린 시절 할머니의 정원에서 보았던 꽃과 나무에 대한 기억에서 시작합니다. 저자의 할머니는 초목 염색 원료를 채취하며 취미로 정원의 꽃을 그리셨고 이 그림은 후에 저자가 식물을 즐겨 그리게 된 출발점이기도 합니다.

페이지마다 저자만의 감성이 담긴 꽃 일러스트와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. 꽃과 식물을 다룬 다른 책들에 비해 간결하게 일러스트와 글을 배치하여 부담스럽지 않고, 가방에 넣고 다닐 수 있을 정도로 가볍다는 점도 참 좋았어요.

책 말미에는 에센셜 오일이나 차(茶) 등, 다양한 방식으로 꽃을 즐기는 방법, 상황에 따라 추천하고 싶은 꽃에 대한 짧은 부록 이야기가 더해져 있습니다.

“초봄의 맑고 푸른 하늘 아래, 동그랗고 보송한 노란색 꽃이 온 나무를 둘러싸듯 피어난다. 이 시기 푸른색과 노란색의 조화를 바라보고 있으면 곧 봄이 온다는 생각에 설렌다.” 미모사에 대한 이야기 중 한 대목처럼, 봄이 코 앞으로 다가왔습니다. 아름다운 계절의 인사와 안부를 건네는 책으로도 권해드립니다.